이번 출장 중에는 노자와 온천 마을이라는 곳에서 머물렀어요. 마을 곳곳에 작은 대중 온천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온천들을 지역 주민들이 무보수로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해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이용료는 무료입니다.

가장 유명한 온천은 온도가 100도에 가까워,

그 온천물에 직접 달걀이나 채소를 삶기도 한다고 해요. 이 마을 특유의 여유롭고 소박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이 온천 마을에는 한 여행 스타트업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와 바가 있어요. 이번에 그 숙소에 머물면서, 바도 함께 들러봤어요. 체크인하자마자 매니저가 환영 인사를 건네며 맥주 한 잔을 따라주었는데, 무료 웰컴 드링크였어요. 손님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고 싶어 만든 작은 장치라고 해요. 너무 센스 있고 따뜻했어요.

짐을 풀고 바에 들렀을 땐, 제가 저녁을 못 먹었다고 하니 매니저가 내일 조식으로 판매할 예정이었던 주먹밥을 꺼내 주며, 자기도 끼니를 거르고 배가 고팠다며 같이 먹자고 말해줬어요.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쉽게 잠에 들지 못하는 편인데, 이 곳에서는 스르르 잠들 수 있었어요.

📍 Nozawa Onsen Lodge

📍 BAR GURUGURU

내일은 도쿄에서 활동하는 사업가와 프리랜서들이 모이는 밋업에 참여할 예정인데, 생각해보니 저를 소개할 명함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부랴부랴 명함을 만들며, ‘지금의 나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를 다시 고민하게 되었어요.

회사를 다닐 때는 ‘어느 회사에 소속된, 어떤 직무를 맡고 있는 이다슬’이라고 쉽게 설명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회사 밖의 나를 내가 직접 정의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제가 스스로 정의해 본 저의 업은, 로컬 경험 디자이너예요.

예를 들면,

• 일본 전국의 빈집을 판매하고 숙박 시설로 운영하는 일에서는 공간과 경험을 설계하고,

• 도쿄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식당을 발굴해 맛집 가이드북을 집필하고 앱을 만드는 일,

• 도쿄에 살게 될 사람들을 위해 좋은 부동산을 소개하는 책을 쓰는 일에서는

  지역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고 있어요.

결은 조금 다르지만, 노션 매뉴얼과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며 실질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 일도 하고 있고요. 한마디로, 로컬에서 직접 경험한 것들을 콘텐츠로 풀어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