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아 몇 번이나 이불 속을 뒤척이다 노트북을 켰어요.
이 늦은 밤에 찾아가는 게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혹시 잠 못 드신 분이 계시다면
이 글이 작은 읽을거리가 되어 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집 근처에 있는 좋아하는 가게들에도 다시 들르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카페를 소개할게요. 혹시 도쿄 스미다에 오신다면, 꼭 한 번 들러보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사는 집을 처음 보러 왔던 날, 비가 주룩주룩 내려 잠시 어딘가에서 쉬고 싶어 들어간 카페가 바로 그곳이었어요. LP 소리가 빗소리와 어우러져 마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느낌이었습니다. 소파 하나, 바 좌석이 전부인 정말 작은 공간이에요. 조용히 혼자 와서 책을 읽기에 딱 어울립니다.

이 카페 덕분에 이 동네가 더 좋아져서, 귀갓길에 바로 입주 신청을 했던 기억이 나요. 이사하고 나서도 스무 번은 넘게 갔던 것 같아요. 언제 가도 적당한 거리감으로 반겨주는 곳입니다.

📍 CHILL OUT COFFEE &...RECORDS

지난 레터에서 명함 이야기를 하며 다녀온다고 했던 도쿄 사업가 & 프리랜서 밋업에 정말 다녀왔어요. 약 30여 명이 모인 자리였고, 회사에 다니며 구매대행을 하시는 분, 여러 회사와 위탁 계약을 맺고 프리랜서로 일하시는 분, 법인을 설립해 사업체를 운영하는 분도 계셨어요. 유튜버, 에어비앤비 운영자, DJ도 계셨고요.

도쿄에 이렇게 많은 한국 분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이제 막 시작한 저는 햇병아리였지만, 어딘가에서 동질감이 느껴졌습니다. 그중 한 분과는 도쿄에서 일하는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도 나눴고, 같이 재미있는 일을 구상해 보고 있어요. 

다양한 분들을 만나 자극도 받았지만, 낯선 모임에서 어색해하던 제 모습도 새삼스럽게 느껴졌어요. 위워크에서 커뮤니티 운영을 하며 교류회를 주최하고 사람들을 연결하던 제가, 그 자리에선 조용히 구석에 앉아 있었거든요. 외향인으로 사회화된 모습이 사라지고 숨겨왔던 내향인의 모습이 툭 튀어나왔어요. 프리랜서는 스스로 자신을 소개하는 일이 중요한데, 그게 참 익숙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명함을 준비해 가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